퇴근시간 지하철에 탔는데 빈자리가 없습니다.
집까지 30분.
손잡이를 잡고 서 있다 보면 다리도 피곤하고, 열차가 흔들릴 때마다 몸에 힘도 들어갑니다.
그러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예전에는 이 질문을 단순하게
30분 곱하기 출근일수 곱하기 1년 = 총 며칠 서 있는가
로 계산했습니다.
그런데 총시간만 계산하면 정작 궁금한 부분은 답하지 못합니다.
서 있는 시간이 앉아 있는 것보다 실제로 얼마나 더 많은 에너지를 쓰는지, 그리고 그걸 운동시간이라고 불러도 되는지가 더 재미있는 질문입니다.
결론부터: 서 있기는 앉아 있기보다 칼로리를 더 씁니다
다만 생각보다 차이는 작습니다.
2018년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에서는 서 있을 때와 앉아 있을 때의 에너지 소비를 비교한 연구들을 모았습니다.
총 46개 연구, 1,184명이 분석에 포함됐고,
이 평균값을 그대로 적용해보면
약 1.5 kcal 추가
약 4.5 kcal 추가
약 9 kcal 추가
즉 지하철에서 30분 서 있었다고 해서 수십~수백 kcal가 더 소모되는 것은 아닙니다.
출퇴근 때 하루 1시간 서면 1년에 얼마나 차이 날까?
이번에는 현실적인 출퇴근 상황을 넣어보겠습니다.
편도 30분을 서서 가고, 퇴근할 때도 30분 서 있다고 가정합니다.
= 하루 60분
60분 곱하기 0.15 kcal
= 하루 약 9 kcal
주 5일 출퇴근을 1년 52주 반복한다고 단순 계산하면
숫자만 보면 2,000 kcal가 넘으니 꽤 커 보입니다.
하지만 이건 1년 동안 쌓은 차이입니다.
하루 기준으로 보면 약 9 kcal입니다.
따라서 지하철에서 서서 출퇴근하면 상당한 운동 효과가 있다고 해석하는 것은 과합니다.
내 출퇴근은 1년에 몇 kcal 차이 날까?
아래 계산기는 2018년 메타분석에서 확인된 서기와 앉기의 평균 차이인 분당 0.15 kcal를 적용합니다.
주의: 서 있기와 앉아 있기의 평균 에너지 소비 차이 0.15 kcal/분을 적용한 단순 추정입니다. 실제 소비량은 사람과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왜 계산기에 체중을 넣지 않았을까?
보통 칼로리 계산기에는 체중을 넣습니다.
그래서 이번 계산기에도 체중 50kg, 70kg, 90kg 같은 입력칸을 넣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일부러 뺐습니다.
연구에서 얻은 것은 여러 참가자를 종합했을 때 앉기와 서기의 평균 에너지 소비 차이가 분당 약 0.15 kcal였다는 결과입니다.
여기에 체중을 임의로 곱하면 계산기는 더 정교해 보일 수 있지만, 오히려 근거보다 숫자가 더 정확한 것처럼 보이는 문제가 생깁니다.
근거가 평균값이라면 계산기도 평균값의 한계를 그대로 보여주는 편이 낫습니다.
그런데 지하철은 가만히 서 있는 것보다 힘든데?
맞습니다.
실제 지하철에서는 바닥이 흔들리고, 출발하거나 멈출 때 몸의 균형을 잡습니다.
손잡이를 잡기도 하고 발 위치를 바꾸기도 합니다.
따라서 완전히 움직이지 않고 줄을 서 있는 상황과 똑같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또 하나의 함정이 생깁니다.
같은 값을 붙일 근거는 찾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번 계산에서는 지하철 흔들림에 대한 임의의 보정치를 넣지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실제 상황과 약간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근거 없이 숫자를 정밀하게 만드는 것보다 보수적으로 계산하는 쪽을 선택했습니다.
그럼 30분 서 있으면 운동 30분으로 쳐도 될까?
여기가 이번 글의 핵심입니다.
2024 Compendium of Physical Activities에서는 조용히 서 있기를 약 1.3 MET로 분류합니다.
MET는 활동 강도를 나타내는 단위입니다.
CDC는 절대적 운동 강도를 기준으로
으로 설명합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서 있기 자체를 중강도 유산소 운동 30분과 동일하게 계산하기는 어렵습니다.
= 앉아 있기보다는 조금 더 움직이는 시간
하지만
30분 빠르게 걷기, 러닝 같은 운동시간과 같지는 않습니다.
WHO의 주 150~300분 운동에 포함시켜도 될까?
WHO는 성인에게 일주일에 최소 150~300분의 중강도 유산소 신체활동 또는 이에 상응하는 고강도 활동을 권고합니다.
하지만 조용히 서 있는 활동은 일반적인 중강도 기준보다 낮습니다.
따라서
라고 계산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다고 서 있는 시간이 아무 의미도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WHO 역시 움직임을 늘리고 장시간의 좌식생활을 줄이는 방향을 강조합니다.
서 있기는 운동의 대체품이라기보다, 계속 앉아 있는 시간을 조금 줄이는 행동으로 보는 편이 더 정확합니다.
운동량을 늘리고 싶다면 '서 있기'보다 이것이 차이가 큽니다
지하철에서 빈자리를 일부러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운동량을 늘리는 것이 목적이라면 출퇴근 과정에서 더 확실한 방법이 있습니다.
즉 운동을 위해 일부러 30분 동안 힘들게 서 있기보다는, 앉을 수 있으면 앉고 대신 걷는 시간을 따로 확보하는 방법도 충분히 합리적입니다.
그래도 서 있으면 다리가 엄청 피곤한데요?
칼로리 소비가 작다고 해서 다리가 안 피곤한 것은 아닙니다.
오랫동안 같은 자세로 서 있으면 종아리와 발이 피곤하고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즉
와
칼로리 소비가 크다
는 같은 말이 아닙니다.
지하철에서 오래 서 있을 때 다리가 붓고 피곤하게 느껴지는 것은 칼로리 소비와 별개의 문제입니다. 힘들게 느껴지는 시간과 실제 운동 강도를 같은 의미로 보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1년에 서 있는 총시간 자체가 궁금하다면?
이번 글은 일부러 1년에 며칠을 서 있나 계산을 메인에서 뺐습니다.
하루 10분, 30분처럼 반복되는 시간이 장기간 얼마나 쌓이는지는 이미 별셈소의 범용 계산기에서 직접 넣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하철에서 매일 서 있는 시간이 1년에 얼마나 쌓이는지는 지하철에서 매일 30분 서 있으면 1년에 며칠을 서 있을까? 에서 따로 계산해볼 수 있습니다.
매일 10분이 1년에 몇 시간이 될까? 반복시간 계산기에서 출퇴근 시간뿐 아니라 어떤 반복시간이든 계산할 수 있습니다.
결론: 지하철에서 서 있기는 '운동'보다는 '덜 앉기'에 가깝습니다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보겠습니다.
앉아 있는 것보다는 에너지 소비가 조금 더 많습니다.
메타분석의 평균값을 적용하면 30분에 약 4.5 kcal 차이입니다.
왕복 한 시간씩 주 5일, 1년 동안 반복하면 단순 합산으로 약 2,340 kcal가 됩니다.
하지만 서 있기의 활동 강도는 중강도 유산소 운동보다 훨씬 낮습니다.
지하철에서 서 있기
: 앉아 있는 것보다는 조금 더 움직임
하지만
지하철에서 서 있기
: 러닝이나 빠르게 걷기를 대신하는 운동은 아님
결국 빈자리가 있는데 칼로리 태워야지 하면서 억지로 30분 서 있을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앉아서 쉬고, 대신 목적지에서 10분 더 걷는 선택이 운동이라는 목적에는 더 분명할 수 있습니다.
힘들게 느껴지는 시간과 실제 운동 강도는 항상 같은 것은 아닙니다.
자료 출처
European Journal of Preventive Cardiology / PubMed
Differences of energy expenditure while sitting versus standing: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서 있기와 앉아 있기의 평균 에너지 소비 차이
2024 Adult Compendium of Physical Activities
앉기, 서 있기 등 활동의 MET 값
U.S.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CDC)
MET를 이용한 저강도, 중강도, 고강도 활동 구분
World Health Organization (WHO)
성인의 신체활동 및 좌식행동 권고
주의: 본문의 칼로리 계산은 연구에서 보고된 서기와 앉기의 평균 차이 0.15 kcal/분을 생활 상황에 단순 적용한 값입니다. 개인의 체중, 성별, 체성분, 열차의 흔들림, 이동량 등에 따라 실제 에너지 소비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