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에 땀이 많은 날 양말을 벗어보면 꽤 축축합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예전에 이 질문에 답하려고 하면 보통 이런 식으로 계산하기 쉽습니다.
'발에는 땀샘이 많다 -> 하루에 몇 mL 나온다고 가정한다 -> 365를 곱한다.'
그런데 찾아볼수록 이 계산에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발에서 나오는 땀은 사람마다 다를 뿐 아니라 같은 사람도 상황에 따라 계속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인터넷에서 발견한 하나의 평균값을 억지로 365배 하지 않겠습니다.
내 양말이 실제로 얼마나 무거워졌는지 재고, 그 값을 1년으로 환산해보겠습니다.
발바닥에 땀샘이 많으면 땀도 무조건 많이 날까?
발바닥은 에크린 땀샘의 밀도가 높은 부위로 알려져 있습니다.
땀 생리학을 정리한 연구에서는 손바닥과 발바닥에 에크린 땀샘이 특히 높은 밀도로 분포한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바로
라고 계산하면 안 됩니다.
땀샘의 개수와 실제 분비량은 같은 개념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발과 손의 땀은 체온뿐 아니라 정서적 자극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고, 운동 여부와 주변 온도, 개인차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실제로 연구에서 측정한 발 땀은 얼마나 됐을까?
재미있는 연구 하나가 있습니다.
건강한 성인 6명이 더운 환경에서 운동할 때 발의 여러 부위에서 나오는 땀을 측정한 연구입니다.
실험은 약 36도, 상대습도 60%인 환경에서 진행됐고 참가자들은 사이클 운동을 했습니다.
그 조건에서 실험 대상 발 한쪽에서 측정된 땀은 평균적으로 시간당 약 30mL, 실험 마지막에는 시간당 약 50mL 수준까지 올라갔습니다.
이 숫자는 더운 실험실에서 운동 중 측정된 결과입니다.
소파에 앉아 있는 사람이나 겨울에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이 연구가 보여주는 재미있는 점은 다른 데 있습니다.
'발 땀은 하루 몇 mL'라는 하나의 숫자를 정해놓고 365를 곱하는 방식 자체가 꽤 거칠다는 것입니다.
그럼 내 발의 땀은 어떻게 재볼까?
병원이나 연구실처럼 정확하게 땀 분비량을 측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집에서는 조금 다른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준비물은 비교적 간단합니다.
양말 무게로 확인하는 방법
예: 52.4g
일부러 땀을 내기 위해 과도하게 덥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예: 55.1g
55.1g - 52.4g = 2.7g
생활 계산을 위해 물 1g을 약 1mL로 단순화하면, 이 경우 양말에 약 2.7mL에 해당하는 수분이 남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표현이 중요합니다.
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이미 공기 중으로 증발한 수분, 신발이 흡수한 수분 등은 저울에 잡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실험으로 알 수 있는 값은 정확한 총 발한량이 아니라 양말에 남은 수분량의 현실적인 추정치입니다.
내 양말 수분량을 1년으로 환산해보자
직접 잰 값을 아래 계산기에 넣어보세요.
주의: 양말에 남은 수분을 계산하는 생활실험입니다. 실제 총 발한량이나 의학적 발한 검사가 아닙니다. 1g은 약 1mL로 단순화하고 1년=52주로 계산합니다.
예시로 계산하면 의외로 숫자가 작을 수도 있습니다
마른 양말이 52.4g이고 8시간 뒤 55.1g이었다고 해보겠습니다.
양말에 남은 수분 약 2.7mL
이 상태로 주 5일, 1년 52주를 반복한다고 단순 계산하면
= 702mL
= 약 0.70L
1년인데 1L도 안 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양말에 남은 수분입니다.
발에서 분비된 수분 가운데 일부는 이미 증발하고, 일부는 신발 안쪽으로 이동합니다.
따라서 이 결과를 '내 발은 1년에 정확히 0.70L의 땀을 흘린다'라고 말하면 안 됩니다.
10년과 50년 숫자는 같은 측정값이 계속 유지된다는 가정입니다. 계절, 활동량, 양말 소재와 신발 상태가 달라지면 결과도 달라집니다.
오히려 여러 번 재보는 게 더 재미있습니다
한 번만 재면 그날의 날씨와 활동량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별셈소식으로 해본다면 서로 다른 날을 비교하는 편이 더 재미있습니다.
이렇게 조건을 기록하면 '사람의 평균 발 땀은 몇 mL인가?'보다 내 발은 어떤 상황에서 양말을 가장 많이 축축하게 만드는가?라는 훨씬 실용적인 데이터가 생깁니다.
슬리퍼를 신는데도 발에 땀이 나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신발이 꽉 막혀 있어야만 발에서 땀이 나는 것은 아닙니다.
통풍이 되는 슬리퍼를 신고 있는데도 발바닥이 축축하다면 단순히 신발 안이 덥기 때문이라고만 볼 수는 없습니다.
이 부분은 원인 자체가 다른 질문이라 별셈소의 슬리퍼를 신어도 발에 땀이 나는 이유에서 따로 정리했습니다.
땀이 많으면 발냄새도 그만큼 심해질까?
수분이 많은 환경은 신발 관리에도 영향을 줍니다.
하지만 발냄새를 단순히 '땀이 많아서 나는 냄새'라고만 생각하면 해결 방법도 탈취제에만 집중하게 됩니다.
신발을 번갈아 신고 충분히 말리는 이유는 발냄새 제거제보다 신발 2켤레를 번갈아 신는 방법에서 따로 계산했습니다.
발 땀이 너무 많다면 '몇 L'보다 이게 더 중요합니다
발에 땀이 난다고 해서 그 자체로 문제가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사람마다 땀의 양은 다르고, 운동하거나 더운 환경에서는 땀이 증가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다만 땀이 신발이나 양말을 반복해서 흠뻑 적실 정도이고 일상생활에 불편을 주거나, 예전과 달리 갑자기 땀이 크게 증가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과도한 발한은 다한증과 관련될 수도 있고 다른 원인 때문에 나타날 수도 있으므로 이런 경우에는 단순히 '원래 땀이 많은 체질'이라고 단정하기보다 의료진에게 상담하는 편이 좋습니다.
결론: 발 땀 1년치는 하나의 숫자로 정할 수 없습니다
처음 질문은 간단했습니다.
하지만 자료를 찾아보면 모든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는 하나의 숫자를 정하기가 어렵습니다.
발에는 땀샘이 많이 분포하지만 실제 분비량은 활동량, 환경, 자극과 개인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억지 평균값 대신 내 양말의 변화를 직접 재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
착용 직후 양말 무게
->
차이를 기록
->
반복 횟수를 곱해 1년치 수분량으로 환산
이 방법도 정확한 발한 검사는 아닙니다.
대신 적어도 출처가 불분명한 '사람은 발에서 하루에 몇 mL씩 땀을 흘린다'라는 숫자를 그대로 믿고 365배 하는 것보다는 내 생활에 가까운 데이터를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이번 생활실험의 결론입니다.
발 땀 1년치를 알고 싶다면 평균값보다 내 양말부터 재보는 편이 낫습니다.
자료 출처
International Hyperhidrosis Society — Physiology of Normal Sweating
정상 발한의 생리와 손과 발의 땀 특성
Physiology of sweat gland function — Temperature
에크린 땀샘 분포와 땀 분비 생리
The sweating foot — PubMed
운동 및 고온 환경에서 측정한 발 부위별 땀 분비 연구
Mayo Clinic — Hyperhidrosis
과도한 발한의 증상과 진료가 필요한 경우